미 주택시장, 고금리에 거래 위축…매도자 가격 인하 확산

2026년 10월 26일

7%대 모기지 부담에 매수세 주춤…집값 상승 둔화 속 구매자 협상력 확대

미국 주택시장에서 매도자들이 호가를 낮추고 구매자에게 비용 지원을 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높은 주택가격과 모기지 금리가 매수 수요를 억누르면서, 집을 내놓고도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매물이 구매 수요를 웃돌면서 시장의 무게중심이 **매수자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매물 5채 중 1채, 최초 호가 낮춰

10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이 집계한 9월 미국 주택 매물의 중간 호가는 41만9,250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는 11개월 연속 이어졌다. 같은 달 최초 호가를 낮춘 매물 비중은 약 21%로, 최근 4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실제 거래가가 아니라 시장에 나온 매물의 호가 기준이다.

일부 매도자는 가격 인하와 함께 수리비 등을 지원하며 거래 조건을 완화하고 있다. 다만 구매자의 협상 여지가 커졌다고 해서 주택 구입 부담이 곧바로 줄어든 것은 아니다. 높은 대출금리가 여전히 매수자의 자금 조달을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기지 금리 7%대…가격 조정 효과 제한

프레디맥 자료를 인용한 26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지난주 7.32%로, 직전 주의 7.40%보다 소폭 낮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7%를 웃도는 금리는 주택 구매 수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매도자가 가격을 낮추더라도 구매자가 감당해야 할 월 상환액이 충분히 줄지 않아 거래가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AP통신은 일부 매도자가 수개월 동안 매수 제안을 받지 못하면서 이직이나 다음 주택 구입 등 생활 계획까지 미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국 집값은 급락보다 상승세 둔화

거래 부진과 호가 인하가 곧 전국적인 집값 급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퍼스트아메리칸 데이터앤드애널리틱스가 26일 발표한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2026년 9월 미국 주택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2% 상승했다. 다만 9월 기준 상승률로는 2011년 이후 가장 낮아 가격 상승 동력이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호가 하락과 주택가격지수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측정 대상과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매도자가 제시하는 가격이 조정되고 있어도, 별도로 산출한 전국 주택가격지수는 여전히 전년 수준을 웃돌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시장을 살필 때는 매물 호가와 주택가격지수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주택 유형별 차이도 나타났다.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 자료를 인용한 CNN 보도에 따르면 10월 중순 기준 전국 단독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1.5% 오른 반면, 콘도 가격은 1.1% 하락했다. 미국 100대 시장 가운데 99곳에서 콘도 가격의 흐름이 단독주택보다 약했다.

신규 공급도 위축…단기 거래와 장기 공급 엇갈려

건설 부문 역시 부진하다. 미국 상무부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9월 신규 주택 착공은 계절조정 연율 기준 약 122만1,000채로 전월보다 5.2% 감소했다. 단독주택 건축허가는 84만5,000채로 4% 줄었다.

현재의 미국 주택시장은 매물 가격과 거래 조건에서는 구매자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반면, 금융비용 때문에 실제 구매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신규 착공까지 줄고 있어, 단기적인 거래 부진과 향후 주택 공급 문제를 함께 살펴야 하는 국면이다.

*2026년 10월 26일 미국 현지 보도 기준.*